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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주 해체공사 붕괴 사고와 건축물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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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파트너스
댓글 0건 조회 6,524회 작성일 21-12-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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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선계획 이것만은 알고가자 <18>


2019년 7월 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5층짜리 건물의 철거 공사 중 외벽이 무너져 내려 차량 4대가 깔려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체 공사 현장에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안전 프레임을 설치하지 않은 등 안전 지침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였다. 그리고 약 2년 후인 올해 6월 9일 광주 동구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되어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8명이 중상을 입고 9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고 요인은 건물 지지용 쇠줄 미설치, 붕괴물 지하층 공간 안에 안전사고에 대비한 ‘흙더미’(밥) 보강 부족 등 철거 작업 절차 무시로 인한 것이다, 철거 공사 허가를 위해 제출한 해체계획서에도 지하층에 대한 보강 계획 등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지자체의 부실 허가 논란도 일고 있다. 두 사고 모두 해체계획서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현장 감리자도 부재해 해체계획서 이행에 대한 관리·감독도 이뤄지지 않았다.

건물 해체·붕괴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최근 6년간 무려 1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727만여 개가 넘는 건축물이 있으며 2019년에는 한 해에만 전국 12만6676호의 주택이 멸실됐다. 멸실 주택이란 건축법상 주택의 용도에 해당하는 건축물이 철거 또는 멸실돼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경우로서 건축물대장 말소가 이뤄진 주택을 의미한다. 전국의 주택 철거작업만 1년에 1만호 이상 진행되고 있으며 주택이 아닌 건축물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현행 건축물관리법상 건축물 관리자가 건축물을 해체하려면 허가권자(특별자치시장 및 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가 있어야 하며, 허가권자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해체 공법과 절차 등을 해체계획서에 적시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허가권자는 해체 허가를 받은 건축물에 대한 해체공사감리자를 지정해 해체계획서에 따른 절차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도록 하며, 필요한 경우 해체 현장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축물관리법은 건축물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용 가치를 유지·향상시키기 위한 사항 및 안전한 해체, 그리고 건축물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규정을 정리하고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고, 2019년 잠원동 붕괴사고 발생 다음 해인 2020년 5월 1일부터 시행됐다. 건축물관리법 시행 이전에는 건축물 해체 공사에 대해 건축법이 적용됐는데 건축법에서는 건축물 해체에 대해 건축물 철거 시 신고에 대한 내용만 규정해 현장 이행에 대한 감독에 대한 제도가 부재했고 현장점검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신설된 건축물관리법의 제4장 건축물의 해체 및 멸실에 대한 내용에는 제30조(건축물 해체의 허가)에 ②항에서 제1항에 따라 허가를 받으려는 자 또는 신고하려는 자는 건축물 해체 허가신청서 또는 신고서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해체계획서를 첨부해 허가권자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해 해체계획서 허가에 대한 내용이 신설됐다. 또한 제30조의2(현장점검)의 ①항에서는 허가권자는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건축물 해체 현장에 대한 점검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고, ②항에서는 제1항에 따라 업무를 대행하는 자는 현장점검 결과를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허가권자에게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해 건축물을 해체 공사를 위해 제출한 해체계획서에 따라 공사가 이행되는지 현장점검을 시행하고 그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함으로써 현장 감독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마련됐다.

그러나 건축물관리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올해 광주 붕괴사고 현장에서는 제도에 대한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부실한 해체계획서 작성, 작성된 해체계획서대로 공사 불이행, 현장 감리자 부재가 그 방증이다. 금번 사고 이후 국토교통부는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건축물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위험성이 높은 해체 공사 현장에 상주 감리원 배치, 해체 허가 후 착공 신고 의무화 및 신고하지 않은 자 등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 등의 규정이 추가됐다. 공사 현장의 관리·감독에 대한 항목이 구체화 된 것이다.

그러나 붕괴사고의 발생은 제도의 불이행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해체계획서 부실 작성에 대한 제재, 해체계획서대로 불이행했을 시에 대한 과태료 처분, 상주 감리원의 책임 내용 규정 등 실제 공사 현장에서 이행되도록 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 또한 금번 붕괴사고로 인한 대형 인명 피해 발생으로 제도적 보완 등의 신속한 조치를 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제도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 것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건축물 붕괴사고 예방을 위해 해체 공사 건축물 이외의 모든 건축물에 대한 안전 관리 실태도 점검해 봐야 한다. 현행 건축물관리법 시행으로 기존 건축법 제22조에 따라 사용승인을 받아 제13조의 정기점검 대상 건축물인 경우, 신축 건축물 중 건설산업기본법 제41조에 따라 건설사업자가 시공해야 하는 건축물인 경우 건축물관리계획의 수립이 의무화됐다. 건축물관리계획서에는 건축물관리법 제11조 2항의 6호에 따라 건축물 구조안전 및 내진능력과 유지관리 사항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해당 항목이 제대로 작성됐는지, 부실 계획이나 오기재 사항은 없는지 등 건축물관리계획서 점검을 보다 면밀히 해야 하고, 건축물 보수 및 유지관리에 대한 현행 건축물관리점검 제도의 보완 사항은 없는지 검토해 건축물 붕괴사고를 포함한 종합적인 안전사고 예방을 도모해야 한다.

(주)아파트너스 광고사업부 강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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