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기수선충당금 사용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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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기수선충당금 사용의 '오류’
(주)아파트너스 김슬빈 대표이사: 아파트 관리와 장기수선충당금 <5> 장기수선충당금 사용(2)
공동주택 관련 각종 사건, 사고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다수 장기수선충당금의 부적절한 사용과 관련한 내용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제29조 제2항, 제30조 제2항, 동법 시행령 제31조 제4항 등 여러 조항에 의거해 규정하고 있지만 이에 따르지 않고 있다는 현상으로 보여진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사용검사일로부터 1년이 되는 시점부터 적립하며 적립된 금액을 사용해 시설물의 유지보수를 진행한다.
하지만 적절한 적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사용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기고에서는 장기수선충당금 사용과 관련해 공동주택 관리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잘못된 사례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첫 번째, 시설물 유지보수에 필요한 소요비용 부족문제로 인해 분할납부 방식을 통해 공사를 집행하는 경우다.
공동주택의 노후화에 따라 장기수선충당금의 사용이 발생하는 시점이 도래했을 때 대다수의 공동주택에서는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적절한 시기에 유지보수를 진행하지 못해 안전사고 발생으로 이뤄진다.
그리하여 분할납부 방식인 ‘할부’ 개념을 도입해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기 적립된 비용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장기수선충당금의 사용이 이뤄져야 하지만, 안전사고 예방의 측면에서 부적절한 사용에 따른 공사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장기수선충당금 소액지출’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장기수선충당금 소액지출’ 제도는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수선공사 집행의 유동성을 부여하고자 제도화했다.
모든 공사를 예측해 장기수선계획서에 따라 수선 공사를 집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므로, 단지에서 규정한 소액의 범위 내에서 유동적으로 수선 공사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예기치 못한 수선공사 집행 소요비용이 1200만원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원칙적으로 장기수선계획서의 조정을 통해 공사를 집행해야 한다.
하지만 소액지출의 범위를 300만원이라고 규정한 단지에서는 장기수선계획서 조정절차를 생략하고자 해당공사를 4차례에 걸쳐 사용해 수선 공사를 집행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두 번째, 장기수선충당금과 수선유지비를 구분하지 않고 기 적립된 장기수선충당금의 무분별한 사용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자본적 지출에 해당돼 소유주로부터 징수하며 사용자(세입자)가 임차기간 중 납부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은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허나 수선유지비는 소모적 지출에 해당돼 소유주, 사용자(세입자)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자로부터 징수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주택 관리현장을 살펴보면 장기수선충당금과 수선유지비를 구분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으며, 회계처리기준에 따른 계정과목 분리가 되지 않아 장기수선충당금의 부적절한 사용문제가 발생한다.
그리하여 몇몇의 공동주택에서는 ‘수선충당금’, ‘주차충당금’과 같이 부적절한 계정과목을 통해 수선공사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현장에 종사하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외부회계감사의 기준도 상이해 장기수선충당금과 수선유지비의 구분이 어렵다고 한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급한 ‘장기수선계획 실무 가이드라인’에서 장기수선충당금과 수선유지비의 구분을 제시했으나 공동주택 관리현장의 수많은 사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더 나아가 정책적인 개선을 통해 공동주택 관리현장에 도움을 주길 기대해 본다.